원래 GV도 영화리뷰에 같이 쓸까 했지만 뭔가 스포되는 내용이 있을 것 같아서 따로 쓴다. 영화 gv시사회 갈 때마다 느끼는건데 정말 유익한 시간인 것 같다. 영화를 만든 사람과 영화에 대해 대화하다니.... 궁금한 장면들을 질문할 수 있어 정말정말정말 좋은 것 같다ㅎㅎ

 GV 얘기를 하면서 영화에 관한 전반적인 것을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내가 인상깊었던 장면, 중요한 장면 등을 위주로 이야기 할 예정이니 스포 싫으신 분들은 뒤로가기!!!

 

영화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말하자면,

 수진은 인신매매를 하는 상현과 동수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것이 목표고 그들을 따라다니며 현행범으로 체포하려 노력한다. 영화는 그렇게 시작되고 아기를 구매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데려다주고 돈을 받는 "브로커", 그들을 쫓는 두 명의 형사, 아기의 엄마 문소영. 그리고 그것을 위협하는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아기를 팔러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첫 장면은 베이비 박스가 있는 교회에 문소영이 아이를 유기하고 나오는 것에서 시작한다. '우성아 꼭 데리러 올게' 라는 지켜지지 않을 것 같은 쪽지와 함께. 심지어 베이비 박스에 놓지 않고 그냥 바닥에 놓고.... 그리고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는 수진과 이형사. 수진은 한마디 한다. "버릴거면 낳지 말라니까" 라고.

 이 장면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문소영은 어떤 이유로 아이를 유기했고 수진은 그런 문소영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수진은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피치못할 사정과는 상관없이 아이를 낳고 책임지지 않은 문소영에 한없이 냉정하고 부정적으로 행동한다. 이러한 수진의 설정은 과거에 이에 대한 좋지 않은 추억이 있거나 그런 것을 직접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한다고 GV에서 감독님이 설명해주셨다.

 

 아이를 받은 브로커 상현과 동수는 아기를 팔기 위해 베이비 박스에 있는 CCTV영상을 지우고 집으로 데려온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문소영은 저런 대사를 한다. 문소영은 이들에 대해 단지 돈을 위해 아기를 사고 파는 "브로커"라고 인식한다. 나는 처음부터 "소영"이라고 썼지만 원래는 진짜 이름도 나중에 알려준다. 진짜 이름을 알려준 시점부터 소영이 이들에게 마음을 열었던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다음날 셋은 아기를 구매자에게 팔기 위해 출발하고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두 형사도 대화를 하며 출발한다.

 

잠복하고 있는 수진은 위와 같은 대사를 한다. 이 대사는 복선이다. 나중에 수진이 현행범 체포를 위해 돈을 주며 연기자를 고용하고 상현, 동수, 소영의 대화를 도청하다가 "이제는 우리가 더 브로커 같네"라는 대사를 하는데 이 부분과 대칭을 이루는 장면인 것 같다. 

 

 그들은 첫번째 구매자에게 가지만 현장에서 터무늬 없는 네고(네고라는 표현이 조금...)를 하고 되도 않는 아기 생긴 탓을 하며 무례를 범하고 소영은 화내며 간다. 상현가 동수는 이를 지지해주고 아기를 정말 잘 키워줄만한 양부모를 찾는데 힘쓴다. 등장인물들이 "우성"이의 생김새를 묘사하는 장면에서 자꾸 '눈썹'이야기를 하길래 눈썹이 뭐가 있나부다 했는데 알고보니 그냥 유머였다. 괜히 집중해서 봤음ㅋㅋㅋㅋ 브로커인 상현과 동수가 돈만을 쫓았다면 이들에게 넘겨줄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소영도 서서히 문을 연는 장면이 아닌가 싶다.

 

 빠르게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싶었던 수진은 연기자까지 고용해서 원래 가격의 두배를 쳐 주겠다고 상현에게 말한다. 이 부분에서 영화 초반에 수진은 자신이 말했던 "브로커"가 자신이 아닌가 혼동한다. 인신매매는 명백한 불법이다. 상현과 동수를 체포하는 것은 맞는데 제대로 된 부모에게 판매한다는 상현과 동수의 신념 때문에 도무지 판매 현장을 덮칠 수 없다. 그래서 연기자를 고용해 돈을 많이 주면서까지 그 현장을 만든다. 하지만 그것이 연기라는 것을 깨달은 동수 때문에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팔더라도 제대로 된 부모에게 팔려는 동수. 판매를 부추기는 수진. 이런 수진은 잘못이 없는가? 수진이 '내가 브로커인가...?' 하는 고민은 충분히 할만 하다.

 

 아이를 판매하러 가는길에 형사를 만나 이들은 가족이라고 말하고 여행가는 길이라고 한다. 의심을 피하려면 당연한 것이다. 그들이 가족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몇몇 있는데 말할 때마다 가족의 구성원 명칭이 바뀐다ㅋㅋ 여기서 감독은 가족의 의미를 말해주려는 것 같다. 

 

 월미도에서 동수와 소영은 우성과 셋이 관람차를 타게 되고 서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한다. 동수는 소영에게 눈을 가리며 대사를 하고 소영은 그에 대답하듯 손을 잡고 대화를 한다. 이 장면에서 정말 뭉클했다. 아픔을 보듬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과거 우성과 같은 입장이었던 동수. 하지만 우성을 다시 찾아온 소영에게 대신 용서해준다는 말을 한다. 여기서 소영은 완전히 마음의 문을 연 것 같다.
 

이후에 소영은 자신의 이야기를 해준다. 소영은 자기가 살인자이고 살인자의 아기라는 낙인을 찍기 싫어서 더 나은 부모에게 팔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죽인 사람은 아기의 친부라고 했고 "이 아기를 낳으면 안됐어"라고 남편이 말하고 데려가려고 하길래 죽였다는 것이다. 상현과 동수는 이에 "소영아 너는 아기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고 최선을 다 한거야" 라고 말해준다. 

 

영화에서 KTX를 타고 가는 장면이 나온다. 기차를 타는 장면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꼭 넣어야 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산이 많기 때문에 터널도 많아 어두운 터널에서 꼭 넣고 싶은 장면이 있어서 라고 했다. 감독님이 빛과 어둠의 조화 등 빛의 표현을 선호하기 때문에 어둠과 빛이 있는 터널은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었다. 이 장면은 영화에서 직접 보길 바란다.

 

 형사는 소영에게 자수하라고 하고 감형받을 수 있다는 형사의 말에 결국 자수한다. 수진과 이형사가 현장을 덮쳤고 동수는 인신매매범으로 체포된다. 영화는 n년 후가 되어 소영의 부탁으로 아이를 맡고있는 수진을 비춰주고 아기를 만나는날 과거 상현과 동수가 운영했던 세탁소 차에 있는 상현,동수,소영,우성의 사진을 비춰주며 영화는 끝이난다.

 

 전반적인 영화내용을 말했다. 위해서 말하진 않았지만 정말 인상깊었던 장면은 체포되기 하루 전 좋은 숙소에서 아이가(이름이 생각이 안남 ㅜㅜ) 상현, 동수, 소영의 이름을 각각 부르면서 "태어나 줘서 고마워" 하는데 정말 먹먹했다. 사람들은 태어나는데 각자 이유가 있고 살아갈 의미가 없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영화의 주제가 사회적으로 핫한 주제인 만큼 어떻게 풀어나갈지 정말 궁금했다. 자칫 잘못하면 편협한 내용을 가진 영화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가진 등장인물을 등장시켜 스토리를 잘 풀어나갔다. 베이비박스 혹은 책임감 없이 아이를 낳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수진, 철저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쫓는 상현과 동수, 자신이 키우고 싶지만 아기를 유기하는 것이 나쁜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아기를 위한 선택을 하는 소영까지. 특히, 이들의 변해가는 생각들을 보면서 실제 사회에서의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대변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 얘기하며 마친다.

 : "영화에서는 3개의 박스가 나옵니다. 첫번쨰 박스는 수진의 눈에서 보면서 아이가 버려진 상자이고 소영의 입장에서 보면 우성이의 생명을 구해준 박스입니다. 두번째 상자인 차량도 아이를 팔러가는 사람들이 타고 있는 박스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는 신비한 관계들이 생깁니다. 3번째 박스도 마찬가지이고요. 저는 이 3가지 박스가 각자 가족적인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그 안에는 혈연관계, 혈연이 아닌 관계도 있겠지만 그 어떤것도 우리에게 필요한 가족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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