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수). 내 방에 격리조치 된 지 2일차이다. 오늘 글의 부제는 '코로나? 참을만 한데...?' 이다. 뭐 그렇게 힘든 것 같지는 않았다. 다행이었다. 코로나 걸렸던 친구가 후기 알려줬을 때 2~3일차 정도까지 엄청 아팠다 그랬는데 나는 괜찮았다. 역시 나는 인자강인가?ㅋㅋㅋㅋ

8월 31일 아침

내가 오늘 글 제목을 저렇게 지은 이유가 있다. 어제는 '이런거 코로나? 쉽네' 이런 느낌이었다면 증상을 겪고나서 '하... 이게 코로나인가...?' 정도의 느낌이다ㅋㅋ

어제 새벽부터 목이 점점 더 아프고 목이 조이는 느낌이 나더니 머리도 아프고 미열도 있고 입맛도 점점 없어졌다ㅠㅠ.... 증상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았다.

원래 아침은 잘 안먹었었는데 약을 먹어야해서, 그니까 빨리 나아야 하니까 아침을 먹었다. 오늘 아침은 시골에서 가져온 강원도 찰옥수수와 감자이다.

쨔란~ 내가 직접 따고 내가 직접 삶은 옥수수이다. 물 조절을 잘못해서 완전 쫀쫀한 옥수수가 되었지만 증말 뿌듯했다.

암튼! 아침에 옥수수 한 개 반과 감자 한 알을 먹었다. 근데..... 이게 옥수수랑 감자인가? 싶을 정도로 맛이 안났다. 이 둘을 보고 있으니까 얘네둘을 먹는구나 싶지 눈가리고 먹었으면 뭔지 몰랐을 정도였다.

아니 이 정도라고...?ㅋㅋㅋㅋㅋ 배 채울 뭔가를 먹긴 먹는데 맛이 안나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그리고 맛이 안나니까 너무 슬펐다. 내가 사온거 전부 그냥 의미가 없는거자낰ㅋㅋㅋ 그리고 진짜 오랜만에 아침 먹으니까 좀.... 적응 안되긴했지만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ㅋㅋㅋ 아낰ㅋㅋ 하루 했다고 이런 기분이 드네ㅋㅋㅋㅋㅋ

8월 31일 점심

점심은 뭐 먹었는지 기억이 안난다ㅠㅠ 사진 찍어놨어야했는데 까묵음... 슬프다. 까먹지 말고 찍어야겠다.

증상이 다양해지고 심해져서 의사선생님께 말하고 관련 약을 처방받기 위해 비대면 진료를 받았다. 비대면 진료 처음해봤는데 신기했음ㅋㅋㅋ 뭐 비대면진료라 해봤자 그냥 통화하는 거랑 다름없지만 말이다ㅋㅋ

나 : 제가 어제는 그냥 가래만 끼고 목만 아프다고 말씀드렸는데 어제 밤부터 이러이러한 증상이 추가됐어요.

의사선생님 : 목아픈거랑 부은거는 저번에 드린 인후통 약 그걸로 될 거구요~ 그러면 이러이러한 증상에 관한 약 처방해드릴게요. 그거 다 드시고 다시 연락주세요.

라고 하심.. 의사선생님ㅠㅠ 지금 아픈것도 아픈건데 음식에서 맛이 안나는게 제일 슬퍼요 ㅠ

이 약먹고 내일은 통증이 좀 더 가라앉기를ㅠ

8월 31일 저녁

저녁에는 누님께서 차돌박이 숙주볶음을 해주신다고 했다. 쑤아리~ 질러~~~~~ 맛은 안나겠지만 고기니까 기분이 좋았다ㅋㅋ 맛있게 만들어 줍쇼~

카페 다녀오자마자 아빠랑 같이 장보러가서 사왔다. 밖에서 뭐 사부작~사부작 거리는 소리들리더니 혼자서 잘 만들었다ㅋㅋㅋ

장보러 가서 반찬도 이것저것 사왔나보다ㅋㅋㅋ 오징어젓갈, 겉절이 김치국물(?), 깻잎! 참고로 저 고추 다진거는 외할머니가 만들어주신건데 진짜 밥도둑이다. 너무 맛있음 진짜👍👍 짜고 자극적이어서 얘네들은 맛이 났다ㅋㅋㅋ

대망의 음식!!! 캬~ 저 차돌박이 숙주볶음! 윤기좀 보세요! 토치로 하지도 않았는데 불 맛이 나는 것 같은 맛ㅎ

너무 맛있었다👍👍👍


하루종일 집에 있다보니까, 뭐 물론 전에도 계속 집에 있었지만, 하루종일 방에 있다보니까 생각할 시간이 정말 많아졌다. 안그래도 생각으로 꽉 차있는 내 머릿속에 터질 정도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격리 생활하는 데도 하기 전이랑 별 차이 없는 것에 '이게 맞나...?' 싶었고 천천히라도 달라져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마음먹고 내일부터하지 하며 미뤘던 나였겠지만 오늘은 그냥 책을 조금이라도 읽었다.

그리고 그동안 살도 많이 쪄서 뭔가를 하기도 정말 귀찮아졌다. 그냥 모든 것에 무기력하다 해야하나? 그런 기분이었다. 격리가 끝나면 운동도 다시 꾸준히 다니고 식단도 하면서 살도 건강하게 빼나가야겠다 다짐했다.

8월 31일

코로나 격리 2일차 일기 끝